• 2024. 4. 17.

    by. 그레이스홀릭

    다음 정거장에서 만나게 될까

    그리워했던 얼굴을

    다음 파란불에는 만나게 될까

    그리곤 했던 풍경을

    해는 정해진 시간에 덜어지고

    거리는 비어 가는데

    단 한사람 어제와 같은 그 자리

    떠날 줄을 모르네

    투둑투둑 무심하게 빗줄기 세로로 내리고

    빗금을 따라 무거운 한숨 떨어지는데

    다음 정거장에서 만나게 될까

    그리워했던 사람을

    다음 파란불에는 만나게 될까

    그리곤 했던 얼굴을

    한 뼘 한 뼘 머리 위로 꽃노을 발갛게 번지고

    황혼을 따라 춤추는 그늘 길어지는데

    다음 정거장에서 만나게 될까

    그리워했던 바람을

    다음 파란불에는 만나게 될까

    그리곤 했던 기억을

    아님 이다음 세상에나 닿을까

    떠난 적 없는 그곳을